BNPL(Buy Now, Pay Later)은 ‘지금 사고 나중에 결제한다’는 단순한 구조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복잡하고 정교한 결제 모델과 수익 구조, 그리고 리스크 관리 체계가 존재합니다. 전 세계 핀테크 기업과 이커머스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BNPL의 구조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왜 이 모델이 유망한 지 그리고 어떤 위험이 수반되는지 상세히 분석해 보겠습니다.
<BNPL 구조 완전 분석> BNPL 결제모델의 핵심 구조
BNPL의 기본 구조는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즉시 결제하지 않고, 일정 기간 동안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3~6개월 혹은 4회 분할 결제가 기본이며, 소비자는 신용카드 없이도 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소비자에게 신용을 제공하는 주체가 ‘카드사’가 아닌 ‘핀테크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BNPL 업체는 구매 시점에 판매자에게 전액을 지급하고, 이후 소비자로부터 일정 기간 동안 할부로 금액을 회수합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무이자 혜택을 받는 경우가 많으며, 초기 심사 과정도 매우 간소화되어 있어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합니다. 이 시스템은 판매자, 소비자, 그리고 BNPL 제공자 간의 3자 연결 구조를 바탕으로 작동합니다. 판매자는 구매 전환율 증가와 즉시 정산의 이점을 얻고, 소비자는 당장 현금이 없어도 구매할 수 있으며, BNPL 업체는 거래 수수료 및 연체 이자 등으로 수익을 창출합니다. 이는 기존 금융사들이 제공하던 ‘신용 기반 결제’의 틀을 재정의한 것입니다.
BNPL 기업의 수익모델
BNPL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은 '어떻게 돈을 버는가'입니다. 소비자가 무이자로 할부를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BNPL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비결은 수익의 다각화 전략에 있습니다. 첫째, 대부분의 수익은 판매자로부터의 수수료에서 나옵니다. 판매자는 일반적으로 거래금액의 2~8% 수준의 수수료를 BNPL 업체에 지불하는데, 이는 카드사보다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BNPL이 제공하는 ‘구매 전환율 증가’라는 장점 때문에 이를 감수하는 것입니다. 둘째, 연체 수수료도 중요한 수익원입니다. 일정 기간 내 상환하지 못한 소비자에게는 연체 이자 혹은 페널티가 부과되며, 이는 업체 입장에서 비교적 고수익 구조입니다. 다만 과도한 연체 수익 의존은 규제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셋째는 프리미엄 서비스 또는 B2B BNPL입니다. 일부 기업은 고가 상품에 대해 더 긴 할부 기간을 제공하거나,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후불 결제' 설루션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확장 모델은 수익 구조의 다양화를 가능하게 하며, 단순 소비자 금융을 넘어서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어펌(Affirm), 스웨덴의 클라르나(Klarna), 호주의 애프터페이(Afterpay) 등 글로벌 BNPL 기업들은 이 구조를 기반으로 수익성과 사용자 경험을 동시에 확보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리스크와 규제의 그림자
BNPL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해결해야 할 리스크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의 과도한 채무 위험입니다. 신용카드와 달리 BNPL은 ‘신용 점수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인식이 강한 탓에, 다수의 플랫폼에서 중복 사용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개인 부채의 위험요소로 작용합니다. 또한 심사 과정이 간소화된 만큼 상환능력 검토가 부족한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연체율이 증가하는 현상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소비자나 금융 이력이 부족한 사용자층에서 이 같은 리스크가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BNPL 제공자 입장에서도 부실 채권 관리는 큰 숙제입니다. 연체율이 높아질수록 수익성은 급격히 떨어지며, 일부 스타트업은 이로 인해 구조조정을 겪거나 파산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는 투자자 신뢰 하락과 업계 전반의 성장 정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미국, 유럽, 호주 등 주요 국가에서는 BNPL 규제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이용자의 신용정보 반영 여부, 상환능력 검토 의무화, 투명한 수수료 고지 등의 기준이 마련되고 있으며, 한국 또한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제도권 편입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용자의 금융문해력입니다. BNPL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만큼, 많은 사용자들이 이를 단순한 ‘연기된 결제’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소비자는 '내 돈을 나중에 내면 그만'이라는 가벼운 인식으로 여러 플랫폼에서 중복으로 BNPL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실제로는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을 부채로 떠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국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BNPL 사용 이력의 통합 관리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입니다. 예를 들어, 영국 금융당국은 BNPL 거래 정보를 신용기관에 보고하는 방안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호주도 소비자 보호 법안 개정을 준비 중입니다. 이는 BNPL이 더 이상 ‘그림자 금융’이 아니라 제도권 금융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제도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25년까지 주요 BNPL 플랫폼의 정보공시, 소비자 안내 의무, 중복 사용 방지 기능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며, 일부 핀테크 기업은 자체적으로 신용조회 절차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결국 BNPL은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닌, 금융행위로 인식되어야 하며, 소비자와 기업 모두 그 구조적 책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BNPL은 단순한 소비자 편의 서비스가 아닌, 복잡한 수익모델과 리스크를 품은 고도화된 금융 구조입니다. 빠른 확산 뒤에는 수수료 기반 수익, 연체 리스크, 규제 대응이라는 세 가지 축이 존재하며,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운용하느냐가 향후 시장 생존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 BNPL의 구조적 이해를 바탕으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때입니다.
- 애프터페이(Afterpay), 클라르나(Klarna), 어펌(Affirm) 공식 홈페이지
- 한국 금융위원회 BNPL 정책 브리핑 (2024)
- BBC: BNPL market regulation in UK (2023)
- writingt.tistory.com - BNPL 시장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