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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PL(Buy Now, Pay Later)은 북미, 유럽 등 서구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된 이후, 이제 아시아 전역으로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는 각기 다른 금융 인프라와 소비자 성향 속에서도 BNPL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핀테크 기업과 전통 금융사가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아시아 3대 주요 지역의 BNPL 현황과 특징, 발전 가능성을 비교해 분석합니다.
<아시아 BNPL 시장> 한국의 BNPL 확산과 특징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디지털 결제 인프라가 정착된 국가 중 하나입니다. 모바일 간편 결제, 인터넷뱅킹, 카드결제 비중이 높은 환경 속에서 BNPL은 상대적으로 늦게 도입되었지만,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BNPL을 도입하면서 일반 소비자에게 더 친숙한 금융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국형 BNPL의 가장 큰 특징은 ‘무이자 중심’의 단기 분할결제 모델입니다. 소비자는 신용카드 없이도 3~6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며, 대부분 소액 상품 위주로 사용됩니다. 또한 국내 BNPL은 초기 단계에서부터 금융당국의 규제를 고려해 설계되었기 때문에, 일정 금액 이상 사용 시 신용조회나 상환능력 확인 절차가 포함되는 등 건전한 구조를 지향합니다. 토스의 경우 ‘선구매 후 결제’ 서비스를 통해 일부 가맹점에서 2~3회 무이자 결제를 제공하며, 네이버페이는 자사 쇼핑과 연동된 후불결제를 지원합니다. 이러한 플랫폼들은 빅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 시스템을 활용해 연체율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향후 전자상거래 외에도 여행, 교육, 헬스케어 등 분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보수적 진입과 변화

일본은 전통적으로 현금 선호도가 높은 국가로, 신용카드나 후불결제 문화가 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발달했습니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성장과 더불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BNPL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관련 시장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 BNPL 서비스는 Paidy(페이디)입니다. 이 회사는 “신용카드 없이도 다음 달 한꺼번에 결제”할 수 있는 후불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는 간단한 전화번호 인증만으로 구매가 가능합니다. 페이디는 2021년 미국의 글로벌 결제 기업 PayPal에 인수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일본 시장은 보다 적극적인 글로벌 핀테크 연계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BNPL은 1회 후불결제 또는 월 단위 결제 중심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신용 정보보다는 이용 이력 기반의 자체 평가 모델을 사용합니다. 이처럼 ‘신용기록 없는 사용자’를 위한 접근은 일본의 고령층과 청년층 양쪽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규제와 보수적 금융 관행으로 인해 아직까지 대규모 확산은 제한적입니다. 일본 금융청은 BNPL의 신용거래 여부에 대한 정의를 재정비하고 있으며, 사용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 정비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일본 BNPL 시장은 보수적이지만 점진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확대가 주목됩니다.
동남아의 폭발적 성장과 기술 중심

동남아시아는 최근 몇 년 사이 BNPL 도입이 가장 급속도로 확산된 지역입니다.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은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고, 청년층 인구 비중이 높아 ‘카드 없는 신용’에 대한 수요가 매우 큽니다. 이러한 조건은 BNPL 서비스에 최적화된 시장 환경을 제공합니다. 대표적인 동남아 BNPL 기업으로는 Atome(아톰), Kredivo(크레디보), Akulaku(아쿨라 쿠) 등이 있으며, 이들은 각국의 현지 상황에 맞춘 결제 방식과 파트너십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tome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 등에서 3~6회 무이자 결제를 제공합니다. 동남아 BNPL의 가장 큰 특징은 플랫폼 중심 결제 생태계입니다. 전통 금융사가 아닌 전자상거래 플랫폼, 모바일 지갑 앱, 통신사 등이 주도하며, 은행 계좌가 없는 사용자를 위한 디지털 신원 인증 시스템이 활발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Kredivo는 인공지능 기반의 신용평가로 5분 이내 결제를 승인하는 등 기술 중심의 빠른 UX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또한 동남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하여 BNPL 기업들의 혁신 실험이 활발한데, 이는 동시에 소비자 보호의 사각지대를 만들 수 있는 이중적인 면도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BNPL에 대한 기준 마련과 라이선스 제도를 검토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는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소비자 보호 프레임워크를 개발 중입니다. 아시아의 BNPL 시장은 각각의 지역적 특성과 금융 생태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규제 기반의 안정적 성장, 일본은 보수적이지만 점진적 확장, 동남아는 빠른 기술 혁신과 확산이 특징입니다. 각국의 BNPL 모델은 소비자 접근성과 금융 포용성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동시에 과소비 유도와 규제 부재 등 리스크도 함께 안고 있습니다. 향후 아시아 BNPL 시장은 사용자 보호와 지속 가능성, 기술 발전 사이의 균형 속에서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나가게 될 것입니다.
- 한국 금융위원회, 'BNPL 가이드라인 발표' (2024)
- 일본 페이디(Paidy) 공식 발표자료
- PayPal Newsroom - Paidy Acquisition
- Atome, Kredivo, Akulaku 기업 보도자료 (2023~2024)
- 동남아시아 BNPL 시장 보고서 - Bain & Comp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