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융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그 이용 방식과 채널 선택에는 지역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대도시를 중심으로 금융 인프라가 다양화되면서, 서울, 부산, 대구는 각각 독자적인 디지털 금융 접근법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인구 구조, 산업 특성, 기술 수용도 등 다양한 요인이 금융 채널 선호와 이용 빈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지역 맞춤형 금융 서비스 전략 수립에도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본 글에서는 서울, 부산, 대구 세 도시를 중심으로 디지털 금융 이용 행태의 차이와 특징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도시별 금융> 서울: 최첨단 디지털 중심 도시
서울은 국내 디지털 금융의 중심지이자 실험장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금융기관 본사가 위치해 있으며, 다양한 핀테크 스타트업과 빅테크 기업들이 집중되어 있어 디지털 금융 생태계가 가장 활발하게 작동하는 도시입니다. 서울 시민들의 디지털 금융 채널 이용률은 전국 평균 대비 약 20% 이상 높으며, 모바일 앱을 통한 금융 거래 비중은 85% 이상을 차지합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하는 신세대 직장인과 프리랜서들은 하나은행, 신한은행, 토스, 카카오뱅크 등 다양한 플랫폼을 병행 활용하며, 신용카드 등록부터 대출 실행, 투자까지 모든 과정을 앱에서 처리합니다. 또한 서울은 AI 기반 챗봇 서비스와 맞춤형 자산관리 앱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다변화된 고급 금융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많습니다. 고소득층이나 스타트업 종사자들은 로보어드바이저, 비대면 PB 서비스 등 고급 디지털 금융을 선호하며, 복합적인 자산관리 요구에 따라 금융기관 간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서울은 단순한 디지털화 수준을 넘어, 금융 소비자 스스로가 서비스 품질을 비교하고 선택하는 ‘금융 소비자 주도형’ 트렌드가 가장 뚜렷한 지역입니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이 지역의 고객 특성을 이해하고 세분화된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부산: 해양경제 도시의 디지털 수용 과도기
부산은 전통적으로 해운·물류 산업 중심의 도시로, 제조업 기반과 고령층 인구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입니다. 이에 따라 디지털 금융 채널의 확산은 서울보다 다소 느리지만, 최근 몇 년간 지방은행과 핀테크 업체의 협업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부산은행과 같은 지역 기반 금융기관은 디지털 전환에 적극 투자하고 있으며, 모바일 앱 리뉴얼, 챗봇 상담 기능 강화, 간편 인증 도입 등을 통해 젊은 세대와 중장년층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실제로 부산시가 추진 중인 ‘디지털 부산 프로젝트’는 지역주민의 디지털 금융 접근성을 향상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부산 시민의 금융앱 이용률은 70% 수준이며, 특히 30~50대의 사용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노년층은 ATM, 영업점 등 오프라인 채널에 의존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이에 따라 부산의 금융기관은 디지털 채널과 전통 채널을 병행 운영하며, 고객 맞춤형 온·오프라인 서비스 전략을 병행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또한 지역경제 특성상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부산은 대출 관련 디지털 서비스의 활용도가 높은 도시이기도 합니다. 특히 간편 대출, 사업자 전용 금융 앱, 자동 세금계산 기능 등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는 금융과 실물경제가 융합되는 형태로, 지역 특성을 고려한 디지털 서비스 개발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대구: 전통과 디지털 공존의 이행기 도시
대구는 보수적 금융 소비 행태와 함께 디지털 도입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입니다.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 중 하나로, 전통적인 영업점 방문 빈도가 전국 평균보다 높은 반면, 최근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디지털 금융 수요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대구은행(DGB)을 중심으로 한 지역 금융기관들은 디지털 전환을 적극 시도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기반 챗봇 도입, 비대면 계좌개설, 자동저축 기능 등을 단계적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구시는 지역 대학, 청년 창업 지원센터와 협력하여 금융 교육 및 디지털 서비스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대구 시민의 모바일 금융 이용률은 약 65% 수준이며, 특히 20~40대 젊은 세대는 서울·부산 못지않은 디지털 채널 활용도를 보입니다. 반면 60대 이상은 여전히 영업점 상담을 선호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금융기관들은 ‘하이브리드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즉, 모바일 중심의 빠른 거래와 함께, 필요시 지역 점포에서의 대면상담을 연계해 주는 구조입니다. 대구는 또한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이 협력하여 디지털 소외계층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도시로, 디지털 금융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찾아가는 금융상담’ 서비스나 ‘디지털 금융 체험버스’ 운영과 같은 시범사업도 시행 중입니다. 이러한 공공-민간 협업 모델은 향후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울, 부산, 대구는 모두 디지털 금융 시대에 발맞추어 진화하고 있지만, 각각의 인프라 환경, 인구 구조, 산업 배경에 따라 그 양상은 크게 다릅니다. 서울은 선도적이고 혁신적인 수요 중심, 부산은 전통과 디지털의 과도기, 대구는 점진적 이행과 보완적 지원 중심의 구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을 감안하여 지역별 맞춤형 금융 전략이 수립되어야 하며, 디지털 채널의 확산만큼이나 ‘접근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미래 금융의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
📚 출처
- 금융감독원 지역금융통계 2025
- 하나금융연구소 지역별 금융이용 보고서
- 부산 디지털 금융 프로젝트 공식페이지